일자 : 2018년 05월 13일(일)

대모·우면산코스는 서울 둘레길의 4코스로 수서역에서 출발하여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을 거쳐 사당역에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본 코스는 대부분 산행코스지만 높지 않은 고도로 수월한 트레킹이 가능하며 산림자연자원이 풍부하고 서울시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또한 구룡산과 우면산 사이의 여의천, 양재시민의 숲, 양재천을 경유하는 길은 주변 경관이 좋으며, 평탄하고 아늑한 산책로로 간편한 트레킹이 가능합니다. 출발지인 수서역과 도착지인 사당역은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아주 편리합니다.

 

4코스의 시작은 수서역에서 부터입니다.  수서역 6번출구를 나오면 바로 서울둘레길의 시작 이정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날의 트래킹을 위해 수서역에 있는 이마트에서 김밥과 먹을 것들을 구입해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마트가 쉬는 날.  하는 수 없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가는데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항상 모든 일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4코스 시작 스탬프는 바로 입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역시 우리 태양이는 스탬프 전담이죠.  멀리 스탬프통이 보이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먼저 달려갑니다.

 

이 구간은 시작점부터 경사길을 지나야 합니다. 

 

5월 초는 아카시아향기가 온 산을 뒤덮는 때입니다.  이날 트래킹코스 전체에 아카시아 나무가 가득하여 향기 가득한 산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태양이는 벌레가 무섭지 않은가 봅니다.  트래킹을 시작하자마자 애벌레와 친해진 태양이.  그러나 잠깐 애벌레와 함께 하고 바로 땅에 놓아줍니다.

 

가파른 깔딱고개같은 계단을 올라오자 계속 완만한 평지길이 나타납니다.  트래킹하기엔 가장 최적의 길이죠.  오히려 아스팔트 평지보다 이런 길을 걸을 때 피로감이 적습니다.

 

역시나 온 산은 아카시아 천국입니다.

 

4코스는 여기저기 이런 식으로 나무지지대를 세워 놓았습니다.

 

산 중턱을 향하여 계속 올라가는 태양이

 

4코스의 시작점부터 한참을 걸어갈 때 까지 차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일단은 세곡지구 뒷쪽 부근 깊숙한 산속을 걸어갈 때 까진 이러한 소음에 시달려야 했는데, 이제 본격적인 숲 속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그나저나 능인선원은 뭐하는데 일까요?  6.3킬로미터를 지나면 알 수 있겠죠?

 

여전히 우리 태양이는 토끼 같습니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아빠를 앞서서 걸어갑니다.  산길이기 때문에 행여나 태양이가 다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아빠는 항상 주의하고 신경씁니다.  하지만 신나서 앞서가는 태양이를 어찌 할 수가 없네요.

 

4코스는 다른 코스에 비해 제법 많은 약수터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약수터 물을 마실 수는 없는 법. 음용부적합 약수터가 제법 있는데, 이런 깊은 산속에 있는 물도 오염이 되어 있나 봅니다.  약수터의 오염은 쓰레기 투기, 동물의 배설물, 기타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 있는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이 좋은 자원을 영영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수터에 먼저 도착하여 혼자 서서 쉬고 있는 태양이의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집니다.

 

서울둘레길을 걷다 보면 제법 길이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처음 1-1코스를 걸을 때 기껏 산 중턱까지 올라왔더니 다시 내려가는 코스 때문에 맥빠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그러한 기분은 여전하고 적응이 잘 안됩니다. 차라리 등산처럼 계속 올라가는 길만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운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 조금 더 걷다 보면 또 내리막길이 나올 듯 하네요.

 

대모, 우면산코스는 곳곳에 이러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산사태 방지를 위한 물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4-2코스에 가게 되면 이러한 공사를 많이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폭우가 쏟아지면 이 길로 물이 배수되게 되어 있는 듯 합니다.

 

4-1코스는 중간중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들이 있긴 하지만 비교적 평탄한 코스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태양이는 오르막길을 만나도 정말 잘 올라갑니다.  특히 아빠보다 가벼운 몸을 이용하여 오르막길은 아빠보다 3배의 속도로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전날 내렸던 비 덕분에 약간은 질퍽함이 남아있지만 트래킹을 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벌써 등산바지엔 여기저기 흙이 묻었습니다.

 

드디어 돌탑전망대에 도착하였습니다.  2코스의 압도적인 전망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바로 앞에는 삼성서울병원이 보이고 멀리 남산타워가 보이는 뷰 입니다.  삼성병원 뒤로 오른쪽엔 서울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롯데타워가 보입니다.   태양이와 함께 이 곳에서 잠깐 쉬어갑니다.  유난히 발이 불편했던 터라 등산화를 벗고 물을 마시면서 전열을 가다듬기로 합니다.

 

 

 

나무 뿌리는 겉으로는 초라해 보이지만 큰 나무를 지탱하는 힘이 있습니다.

 

또 내려가고

 

또 내려갑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실로암약수터

 

약수터를 지나 깔딱고개같은 가파른 경사길을 지나고 나면

이 지점부터는 나무 데크같은 형태로 벽을 감싼 길들이 자주 나오게 됩니다.

 

길거리에는 고사리처럼 생긴 식물들이 제법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넓은 광장이 나와서 보니 사찰이 있습니다.  불국사 라고 하는 사찰인데, 부처님오신날이 얼마 안 남아서인지 여기저기 연등으로 장식을 해 놓았습니다.  각각의 연등은 불교신자들이 본인 또는 가족의 이름을 적어 달아놓은 것 들입니다.

 

불국사를 지키고 있는 개 한마리.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이녀석을 보고 연신 셔터를 눌러댑니다.

 

불국사를 조금 지나 바로 만날 수 있는 대모산유아숲.  우리집 앞에도 은평구에서 조성한 유아숲 체험장이 있는데, 이곳의 유아숲은 우리 집 앞과는 사못 분위기가 다르다.

 

공연을 해도 될 법한 무대도 조성되어 있고,

 

새들이 어떤 모양으로 둥지를 짓고 사는지 전시도 되어 있으며,

 

40년 이상 된 나무들의 나이테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 수 있는 유아숲이다.  그런데 아이들과 이정도 높이까지 와서 산책을 즐기려면 부모들이 제법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일반 도로를 통한 이 곳의 접근성은 생각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다.  등산객들을 위한 시설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여기저기 각종 약수터 이정표들이 가득하다.

 

이끼 삼매경에 빠진 우리 태양이.  이끼는 겉으로 봐선 그냥 녹색 풀 같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제법 정교하고 예쁜 것을 알 수 있다.

 

가까이서 이끼를 찍어보면 반짝반짝 별 같지 않은가?

 

길을 걷다 보니 나무에 버섯이 자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버섯 촬영 삼매경에 빠진 우리 태양이

 

태양이가 찍은 사진이다.

태양이에게, "태양아! 이거 무슨 버섯이야?" 하고 묻자 "개나리 광대버섯이에요"  하는 대답이 바로 들려온다.  깜짝 놀라 일단 휴대폰을 통해 개나리 광대버섯이 어떤 버섯인지 검색을 해 본다.  나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버섯인데...... 검색해 보니.. 이 버섯은 그 버섯은 아닌 모양이다.  그건 독버섯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태양이가 그런 버섯 이름을 아는걸 보니 평소에 독서했던 영향이 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가는곳 마다 버섯이 가득했다.  우리 태양이는 사진찍는데 열중하고 있다.

 

방금 태양이가 찍은 사진.  여전히 개나리 광대버섯이라고 주장한다.

 

길을 걷다 보니 나무가 부러져 있다.  튼튼한 나무처럼 생겼는데,  자연의 위대함 앞에는 이길 수 없나보다.

 

때때로 우리 태양이는 아빠보다 한참 앞서가서 저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는 아빠를 기다리곤 한다.

 

아빠가 찍은 버섯 사진.  4-1코스에는 이 버섯이 엄청나게 많았다.  이게 먹어도 되는 버섯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 딸 수도 없었지만, 먹어도 되는 버섯이라고 한다면 정말 비닐봉지 큰 것을 가져와서 따 가야 할 판이다.

 

구룡산 정상까지 650미터라고 하는데, 웬지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맘이 있었다.  하지만 4-1코스의 거리를 생각한다면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능인선원까지 1.8키로 남았다고 하니 웬지 끝이 보이는 느낌이다.

 

또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약수터에 도착.  이번 약수터는 음용이 가능하다 하다.  우리 태양이가 약수터에서 나오는 물을 바가지에 떠 보고 있다.  그런데 약수물을 그냥 마시는둥 마는 둥 하고 먹질 않는다.  아빠는 시원하게 한 모금 했는데......

 

앗. 그런데 이 지점에서부터 이정표가 '양재시민의숲' 으로 바뀌면서 4.5km가 추가된 느낌.  뭐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거리가 추가된 느낌이라 맥빠지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이 지점이 능인선원이라는 것인데 역시 능인선원은 개포동에 있는 절 이름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속 여기저기 절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 지점부터는 도로변과 어느정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길도 굉장히 좁고 풀이 우거져 겨우 한 두 사람 지나다닐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숲 사이로 겨우 보이는 전망

 

 

웬지 마지막 고비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지막 언덕을 올라가서 태양이랑 오렌지를 까 먹기로 한다.

 

언덕을 지나면 이러한 이정표가 기다리고 있고,

 

태양이는 이제 평지를 향해서 걸어 내려간다.

 

산 초입을 지나면

동네로 진입

이 동네는 서울 강남권에서 가깝고 나름 조용한 곳이다. 단독주택처로 제격이다.  내가 알기로 박근혜씨가 이쪽으로 집을 이사왔던 것으로 아는데 정확한 위치는 알 수가 없다.  어짜피 살지도 못할 곳으로 왜 이사를 왔을까?

 

동네를 지나 큰 대로변으로 나와 육교를 건너

 

길 건너편으로 가야 한다.  태양이는 벌써 육교 아래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같이가자고 했는데 혼자 저~만큼 가는건 반칙인데...... 우리 태양이 언젠가는 엄마 아빠를 훌쩍 떠나가겠지?

 

육교 위에서 본 지나온 길들..

 

이 길을 지나면 청계산입구를 지나 과천까지 갈 수 있다.

 

먼저 간 태양이가 이정표 앞에서 계속 아빠를 기다려 준다.

 

다리를 건너

 

천변길로 진입한다.

 

신나게 뛰어오는 태양이

 

난 지금까지 이 천변이 양재천변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의천 이란다.

 

천변길을 지나 위로 올라오는 길로 올라서면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인도가 나온다.  자전거 행렬과 섞이지 않아도 되는것 만으로도 한결 맘이 편하다.

 

양재시민의 숲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양재시민의숲은 연인들, 어린아이들이 산책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하지만 이 공원 안에는 충혼탑 등 여러 의미있는 상징물들이 많이 있었다.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백마부대 탑 등이 이 곳에 위치한다.

 

시민의숲에 도착!  저 멀리 4-2코스를 시작하는 스탬프통이 보인다.  저 스탬프는 다음에 와서 찍는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스탬프를 바라보는 태양이의 모습.

 

오늘의 코스는 대략 18,000보 정도를 기록하였다.  태양이는 2만보를 훌쩍 넘겼겠지.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다.

 

4-2코스를 위해 이제.. 여의천과 안녕하고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태양이와 함께 걸은 거리는 GPS 상으로 16km.  이 앱이 조금 많이 계산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지만 어쨌든 8살짜리 아이가 10km 이상의 산길을 걸은 것은 정말 대단하다. 칼로리 소모만 봐도 정말 뿌듯.

이제 둘레길 전체 코스의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원래 목표는 올해 안에 완주하는 것이었는데, 그 목표를 조금 당겨봐도 괜찮을 것 같다.

 

Posted by 파랑새학교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