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18년 09월 26일(수)

안양천코스는 석수역에서 출발해 안양천, 한강을 따라 걸어 가양역에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본 코스는 다소 길지만 지하철역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 대중교통의 접근이 편리하고, 전 구간이 평탄한 지형으로 수월한 트레킹이 가능합니다. 서울의 하천과 한강을 만끽 할 수 있어 숲길이 대부분인 다른 코스와 차별화가 됩니다. 곳곳에 운동시설, 산책로, 편의시설, 휴게시설 등이 다수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양천길은 봄이면 봄꽃으로 물들며 하얀 벚꽃 비를 맞으며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합니다.

 

평지만 있는 유일한 코스 6코스.  그러다 보니 태양이아빠는 이 코스를 한 여름에 걷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만 놓고 보았을 때 본 코스는 여름에 걷기에 썩 적합한 코스는 아닙니다.  그 이유는 코스의 일부 구간이 그늘이 없이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스팔트, 콘크리트 구간이기 때문에 편안한 발걸음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어쨌든 평지코스라 부담 없이 찾은 6코스는 석수역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 아빠와 태양이는 지방에서 새벽에 올라와 조금은 피곤한 상태로 코스를 시작합니다.

 

석수역 뒷편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스탬프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칫 방심하는 순간 놓칠 수 있으니 주의.  7-1코스는 공식홈페이지상 7.8Km 거리 입니다.  일단 오늘의 목표는 7-1, 7-2코스를 함께 걷는 것입니다.  합계 거리가 18Km이지만 평지 코스이기 때문에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욕심을 갖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태양이는 항상 스탬프통만 보면 흥분합니다. 뭔가 보물을 발견한 느낌일까?  그 즐거움을 아빤 뺏고 싶지 않습니다.  도장을 찍고 우린 근처 만두집에 들러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1인분씩을 주문해 먹기로 합니다.

 

출발하여 코너를 돌자 위와 같은 표지판이 보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둘레길 투어 시작.

 

둘레길의 시작은 동네를 지나가는 길이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인도가 없이 걸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갈림길이 있는 곳에 표식이 좀 더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우리는 천변로쪽으로 내려가기로 결정.  (하지만 실지로 둘레길은 내려가는 길이 아니었음을 나중에 발견)

 

안양천의 수질은 그닥 깨끗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서울 근교의 요만한 하천들의 수질이 다 고만고만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육안으로 봤을 때 대략 COD 3급수 수준의 느낌이고 냄새는 그리 심하게 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물이 고여있지 않은 부분에서는 물고기는 보이지 않네요.

 

아무리 가도 주황색 리본은 보이질 않습니다. 당연히 길을 잘 못 들었으니 그럴 수 밖에.  한여름에 만약 이 길을 걷는다면?  일사병에 걸리기 딱 좋은 그런 환경입니다.  이런 길은 둘레길 3코스 수서구간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면 됩니다.

 

서부간선도로 시작점 구간의 아래쪽을 걷습니다.  그늘은 우리를 피해가고 은근 더위와 싸우며 걷는 우리.  한참 걷다 보니 둑방 윗쪽 길에 주황색 리본이 걸려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날도 날씨가 좋아서인지 푸른 하늘이 너무 예쁩니다. 자전거의 통행량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도보길을 선택하기로 합니다.  그늘이라곤 아예 없는 그런 길.

 

결국 우리는 천변윗길, 둘레길로 올라왔다. 이 길(뚝방)로 올라오는게 정상이긴 한데, 이 곳은 바로 옆이 차도이기 때문에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서울둘레길 6코스는 윗쪽으로는 고속도로(서부간선도로)가 지나고, 옆으로는 열차가 지나고, 하늘로는 비행기가 지나가는 곳입니다. 따라서 극심한 소음과 함께해야 합니다.  산길을 걸으며 힐링을 하던 타 코스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고 보면 됩니다.  만약 힐링을 목적으로 둘레길 코스를 선택한다면 6코스는 절대적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이 근처는 주거지역으로도 추천할 만 하지 않다고 봅니다.  비행기 소음도 생각보다 만만찮은데, 가져간 고출력 블루투스 스피커를 최대 음량으로 셋팅해 놓아도 음악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습니.  다른 산길 코스는 스피커의 음량을 2/3만 해 놓아도 다른 등산객에게 민폐인 것 같았는데...... 만약 소음을 측정해 본다고 하면 65데시벨은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고 기차가 지나가는 시점은 대략 75데시벨까지도 소음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은 KTX 열차가 광명역 방면 지하로 들어가기 직전의 위치입니다. 따라서 KTX가 빠르게 운행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구로역에서 석수역 구간은 열차의 수용량이 생각보다 많아서 잠시도 쉬지 않고 각종 열차들이 지나갑니다.

 

쉴새없이 지나가는 KTX들의 모습

 

뚝방 위 길을 지나가니 나름 안양천변의 모습은 운치가 있습니다.

 

가끔씩 이 길은 이유와 영문을 모르게 뚝방길과 천변길을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다시 그늘 없는 아스팔트길을 걷게 된 우리

 

징검다리를 만났습니다.  태양이는 징검다리를 무척 좋아하므로 아빠는 태양이가 징검다리를 한 번 건널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물론 아빠는 기다려주지요.  (태양이가 징검다를 건너오는 1~2분의 시간이 아빠의 휴식시간이 되는건 덤)

 

건너고

 

또 건넙니다.  다리를 건널 때 우리 태양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다시 뚝방길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이거 은근히 힘빠지는 일이에요.

 

우리는 초행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시키는대로 따라가기로 합니다.

뚝방길로 올라오면 쾌적한 그늘이 있어 좋은데 차소리가 너무 시끄럽습니다.  태양이와 대화도 불편할 정도이니까요.  서울둘레길을 기획하신 분이 이 부분을 좀 고려해서 코스를 만드셨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태양이가 조금 지쳤는데 따라오는 속도가 조금씩 처지기 시작합니다.

 

다시 뚝방길과 하천변을 오르내리라고 하는 이정표.  더운 날씨라면 정말 힘든 여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6코스의 가장 큰 단점은 뚝방길이던 하천길이던 모습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2~3Km를 걸었는데도 길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입니다. 변화가 없으면 길이 지루하기 마련인데 거기에 소음까지 괴롭히니 걷는 재미가 없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멀리 길 건너 광명쪽 천변은 자전거 무리가 가득합니다.  오히려 소음은 저쪽 광명쪽 천변이 훨씬 자유로울텐데 서울 권역이 아니다 보니 둘레길 설계를 저 쪽으로 할 수 없었나 봅니다.

 

다시 천변로로 내려가라고 하는 둘레길 표식

 

태양이는 길보다는 담벼락을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장난기 가득한 우리 태양이를 아빠가 더 예쁘게 사랑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길을 한 여름에 올 생각을 했다니......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아찔 하네요.

 

철산교를 지납니다.  아직 갈 길이 머네요.

 

다시 올라오라고 지시하는 이정표. 

 

제법 걸었습니다. 석수역에서 5km 이상 걸었는데, 슬슬 지쳐옵니다. 산길도 아닌 것이 오르락내리락 하라고 하니 은근 스트레스가 되었나 봅니다.  그리고 산길 대비 평지를 걷는게 결코 편한것만은 아닙니다.

 

아빠와 20~30미터 이상 떨어지는 태양이.  6-2코스를 추가로 걷는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아빠가 멈춰서 기다려보지만 따라붙는 속도가 느립니다.

 

중간중간에 MTB 자전거용 시설들이 보입니다.

 

일단 고척교가 있는 곳 까진 가야 1차 목표 달성인데, 그것 조차도 힘겹습니다.

 

다시 올라가라고 지시하는 길.  정말 6코스는 정이 안가네요.

 

터벅터벅 먼저 올라가는 태양이.  제가 봐도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좁은 길을 지나 걷다 보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라고 하는 화살표가 보이는데, 막상 내려가는 길은 없습니다.  공사를 해서 길은 다 막아놓고 지나갈 수 있는 길은 안 만들어 놓은거죠.  아마츄어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날씨도 덥고 해서 살짝 짜증이 나려고 하는 시점입니다.

 

아마 이날 오르락 내리락만 15번은 한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늘 없는 길을 걷는 태양이.

 

비행기 소리도 은근 크게 납니다. 

 

또 막다른 길.

 

우회하라고 되어 있지만, 우회로가 없습니다.  다시 뒤로 돌아와 길이 아닌 간이 내리막으로 겨우 내려갑니다.

 

물이 고인 곳에는 고기들이 살고 있네요.

 

드디어 고척스카이돔이 보입니다.  저 곳이 우리 목적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늘 없이 계속 걷다 보니 6-2코스는 포기한지 오래고 빨리 저기까지라도 도착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척 돔구장에 한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구장이 조금 작고 편의시설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실구장과 달리 밀폐구조라서 응원소리가 조금 울리는 느낌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썩 마음에 안 드는 구장이더군요.

 

우리의 목적지인 구일역에 거의 도착했다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구일역이 보입니다.  아빠도 태양이도 지쳤습니다.

 

스탬프통은 역 1번출구 입구에 있습니다.  이것도 방심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위치.

 

태양이는 한 손엔 나뭇가지, 한 손에는 스탬프를 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언제든 스탬프통은 반갑습니다.

 

영광의 전리품.  그래도 안양천코스 도장들은 전반적으로 그림이 예쁘네요.

GPS상 거리는 10km 내외 정도로 찍힙니다.   다른 코스에 비해 사진의 양이 적은 것은 아무래도 보이는 뷰가 비슷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틀 후에 다시 6-2코스에 도전하기로 하고 마무리 합니다.

 

Posted by 파랑새학교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