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18년 06월 02일(토)

관악산코스는 사당역에서 출발해 관악산, 삼성산을 거쳐 석수역에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관악산과 높은 고도로 등반을 위한 산행이 대부분이지만 본 코스는 관악산의 둘레길을 따라서 걷는 코스로 자연경관이 매우 훌륭하고 곳곳의 역사문화유적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어 볼거리 또한 매우 풍부합니다. 대부분의 구간이 숲길로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코스지만 서울의 산림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코스이기도 합니다.

 

서울둘레길 5-2코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서울대 정문으로 향해야만 합니다.  아시다시피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까지는 절대로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닙니다.  지하철 역 이름으로 서울대입구라는 이름은 적합하지 않는 것 같은데, 역시 서울대파워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일까요?? 어쨌든 우리들은 서울대 정문으로 가기 위해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서울대 정문으로 가는 버스는 무척 많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울대 정문에서 내린 후 화장실에 들러 전열을 정비합니다.  그리고 우리 태양이와 함께 관악산 입구쪽을 향하는데, 편의점에서 치킨을 파네요.  서운할까봐 치킨 반 마리만 주문해서 포장해 갑니다.

 

관악산 입구에는 이처럼 간단한 등산용품을 파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관악산공원이라고 씌여진 큰 문을 통과하니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등산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모두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탬프통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지점에 존재합니다.  서울둘레길의 스탬프통은 일반적으로 둘레길의 시작 시점에서 5분 내외로 걸어간 곳에 위치하는데,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걷지도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도장을 찍는 행위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자동차로 스탬프투어를 하기엔 약간 애매한 위치에 스탬프통이 존재하는 셈이죠.

 

걷기 시작한지 5분도 안되어 우리는 치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앉아서 쉬어갑니다.  치킨을 막 튀긴 상태라 아직 따끈따끈하고 바삭바삭한 상태.  우리는 둘이 앉아 치킨 반 마리를 그자리에서 해치웁니다.  우리 태양이는 치킨을 먹고 후식으로 베지밀까지 꺼내 먹습니다.

 

다시 힘을 내어 5분정도 걸으니 본격적인 산길 입구에 도달합니다. 그 곳 표지판에 인상적인 글귀가 있었으니

 

바로 '마틴 루터 킹' 의 어록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계단 전체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맨 처음 한 단부터 오르십시오'  라구요.

등반을 겁내는 사람에게 적합한 말이었을까요?  어쨌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삶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듯한 말입니다.  그는 침례교 목사로 미국 내 흑인 인권운동을 주도했고, 비폭력을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196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1963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에서 인종차별의 철폐와 인종 간의 공존을 호소한 분입니다.  그의 어록을 잠시 살펴봅시다.

거짓말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옳은 일을 하기에 적합한 시기란 없습니다.
바로 지금이 그 적기입니다.
 
악에 대항하거나 항의하지 않고
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은
실제로 악의 실현에 협력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은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희망은 강한 용기이고, 새로운 의지입니다.
 
맨 처음 한 걸음을 옮기십시오.
계단 전체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맨 처음 한 단부터 오르십시오.

 

오늘의 코스는 서울대 정문에서 출발하여 석수역까지 가는 코스로 공식 홈페이지상에는 6.9km 거리로 되어 있는 코스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공식 거리와 GPS를 통한 앱의 표시 거리는 차이가 납니다.  어떤 것이 맞을지 정확하게 검증해 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오늘의 코스와 거리는 비교적 평이한 수준일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완만한 산길을 걷기 시작하니

 

자그마한 다리도 나옵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장승들이 나옵니다.  장승은 우리나라 토속 신앙과도 관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중호우 후 쓰러진 나무로 제작된 장승이라는 설명을 읽으니 앞으로 호우나 산사태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오는 계단.  비록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이라고 하더라도 오르막길은 무서운 법

 

하지만, 우리 태양이는 계단을 너무나 잘 올라갑니다.

 

오르고 또 오르고

 

한참을 헐떡헐떡 하니 바위 틈으로 멋진 전망을 보여주네요.

 

관악산 방면이 시원하게 잘 보입니다.

 

서울대의 캠퍼스도 제법 시원하게 보이고 있네요.

 

다시 출발합니다.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태양이는 아빠 베낭에서 덴마크 요거트를 하나 꺼내서 먹으면서 올라옵니다.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온 모양입니다. 갈림길이 나오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이젠 평지 위주의 코스만 남았다는 뜻이거든요.

 

서울둘레길의 특징은 조금 많이 올라왔다 싶으면 내리막길이 나타나서 맥빠지는 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둘레길이니 계속 올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고생해서 올라온걸 생각하면 이런 내리막길은 조금 아쉽습니다.

 

수로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 태양이

 

참고로 서울둘레길의 주변에는 사찰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교회와는 달리 절은 예전부터 산 속에 위치했던 탓이 크겠지요.  보덕사 라는 절의 플래카드 입니다.

 

조금 지나니 이와같은 공터가 나오네요.  간단한 족구장도 있었습니다만, 사람들의 이용이 많지 않았던지 풀이 제법 자라서 황폐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공터 주변엔 이와같은 헬기장 표식도 보입니다.

 

관악산코스는 주택가와 인접한 곳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5-1코스에서도 그런 경험을 했는데, 5-2코스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관악구 주변은 고지대까지 건물이나 주거지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느낌입니다.

 

얕은 계곡물을 징검다리를 통해 건너면

 

산림쉼터가 나옵니다.  잣나무, 메타세콰이어, 편백나무, 단풍나무 등이 가득합니다.

 

서울대에서 시작하여 제법 걸어왔습니다. 푯말에 '호압사' 라는 절이 0.5Km 정도 남았다는 표기를 보여줍니다. 정말 절이 많긴 많네요.

 

삼성산 성지라고 하는 천주교 성지입니다.

 

천주교에서 꾸며놓은것 답게 잘 정비하여 놓았습니다.

 

우리 태양이는 나비를 정말 잘 잡습니다.  나비 잡는 것도 좋아하구요.  곤충을 잡는것에 대해 별로 겁이 없는 듯 합니다.  어른들은 기겁을 하는 메뚜기의 경우도 잡는것을 두려워 하지 않더라구요.

 

이 돌길만 지나면 2차 목적지인 호압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항상 목표가 분명하다면 힘들지 않습니다.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은 삻이 힘든 것이지 목적지의 위치를 분명하게 안다면 힘들지 않죠.

 

드디어 목적지에 다 도착한 듯 보입니다.  우리 태양이가 더 신나서 1등으로 올라가고 있네요.

 

드디어 2차 목적지인 호압사 입구에 도착. 경치가 압권이네요.

 

산 꼭대기의 바위에 취해있을 무렵

 

호압사의 자태가 눈 앞에 나타납니다.

 

호압사는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2동 삼성산(三聖山)에 있는 절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曹溪寺)의 말사입니다. 이 절은 1407년(태종 7) 왕명에 의하여 창건되었는데. 태종은 이 절이 있는 삼성산이 호랑이 형국을 하고 있어 과천과 한양에 호환(虎患)이 많다는 술사(術師)의 말을 듣고, 호랑이의 살기를 누르기 위하여 절을 창건하고 호압사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를 맞이하고 있는 호랑이는 종이호랑이네요.

 

소원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탑 아래에 불상들을 세워 모아둔 것일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연등도 세우고 촛불도 비춰 놓았습니다.  그들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요?

 

호압사 중턱까지 자동차들이 들어오는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호압사에서 물도 마시고 김밥도 먹고 한 20여분 이상 숨을 돌린 후 우리는 발걸음을 옮깁니다.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네요.

참고로 서울둘레길 5,6코스는 전반적으로 소음이 많은 코스입니다.  특히 비행기소리는 힐링을 깨는 주 요소이죠.

 

잣나무 산을 지나면

 

전반적인 내리막 코스가 시작됩니다.

 

산은 계속 내려갑니다. 

 

아빠와 다른 길을 가는 태양이.  태양이는 목재 데크 길이 좋은가 봅니다.

 

인공폭포인 호압산폭포 입니다.  전망대처럼 되어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고 구경하는 자리입니다. 인공폭포이지만 물줄기가 시원해서 좋은 뷰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산 전체는 불교의 색체가 흐릅니다.  호압사에서도 제법 떨어진 거리인데 연등을 볼 수 있네요.

 

남부지역 둘레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탑

 

때죽나무라고 하네요. 두 나무가 서로 붙어서 공존한다고 하는데, 우리들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호압산폭포 이후엔 오르막길이 없고 계속 내려갑니다.

다 내려오자 텃밭이 보이고 코스를 마무리 할 준비를 해야 할 것임을 직감합니다.

 

역시나 스탬프통은 우리 태양이 차지.

 

길을 건너면 석수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둘레길 5코스를 마무리 하게 됩니다.

GPS상으로는 총 12.4Km를 걸은 것으로 되어 있네요.  여름이 깊어져서 둘레길 투어는 당분간 쉬기로 하고 가을에 나머지 코스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2018년이 가기 전에 서울둘레길의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추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Posted by 파랑새학교 선생님